‘부모가 될 준비’… 마음에 귀 기울이고 꿈꿔요 우리 (Part 2)

 

— Part 1에 이어서 —

 

조이님의 여동생은 같은 독일에, 남동생은 일본에 살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삼남매가 모두 한국을 떠나 해외에 살고 있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에 대한 질문을 참 많이 받았어요. 우리 셋 다 해외에 나오게 된 계기도, 환경도 달랐거든요. 그래서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부모님께서 저희를 해외에 대한 두려움 없게 길러주시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처음 독일에 나올 때 주변에서 ‘용기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용기를 내본 적이 없어요. 그저 아무 두려움이 없어서 해외에서 살 생각을 하게 됐죠. 동생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말도 안통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혼자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없다는 점이 우리 셋의 공통점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독일에서 계속 사실 생각인지. 

네, 독일과 잘 맞거든요. 자연주의와 유기농 물품이 많다는 점, 규칙을 잘 지키고 개인주의적인 점, 솔직한 점, 가족 중심적인 점, 기초과학과 철학의 나라인 점 등등. 

또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싶어요. 모두가 좋은 시험 성적을 받기 위해 공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직업을 위해서든 그 노력을 값지게 생각하고 대우해주는 시스템이요.

그 안에서 우리 아이가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해 선택하고 노력하길 바라요. 유럽의 중심에서 다른 여러 나라를 여행하기 쉽다는 점도 독일에 사는 장점으로 와닿아요. 

독일의 교육 시스템이나 육아 환경에 대한 생각을 더 듣고 싶어요. 

독일에서 대학교 입학은 기본 조건이 아니에요. 세상에는 대학교 공부가 필요한 직업이 있고 아닌 직업이 있잖아요. 한국은 출발점이 대학 졸업 후라는 사실이 아쉬워요. 이곳은 대학 서열화가 심하지 않아요. 교육비도 많이 들지 않고요. 자녀가 어느 길을 선택하던지 주변의 시선이나 재정상황에 연연하지 않고 충분히 응원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가 있어요.

저는 독일의 자연주의를 좋아해요. 여기에는 최대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출산 방법과 육아 방법도 포함되죠.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 역시 한국에 비해 더 높아요. 아이들을 유치원에서 하원시킬 때나 놀이터에서 함께 노는 광경을 보면, 엄마와 아빠의 비율이 어떤지 전혀 눈에 띄지 않아요.

하지만 아직 아이를 낳아보지 않아서 모르는 부분이 많을 거예요. 단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제가 독일에 살면서 지켜본 육아 환경과 교육 시스템이에요. 미래를 생각해봤을 때 그러한 모습이 저희 부부와 잘 맞고 긍정적인 느낌을 줘요.

특별히 좋아하는 예술가나 작가, 철학자 등 인물이 있나요? 

프레데리크 쇼팽. 그의 왈츠를 참 좋아해요. 한국처럼 ‘한’이라는 정서를 공유하는 몇 나라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쇼팽의 고향인 폴란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인지 쇼팽 피아노곡에는 특유의 서정성이 있어요.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과 철학도 좋아해요. 그의 유명한 어록으로 “사물의 상이나 이름은 그 사물을 대신할 수 없다(의역)”라는 말이 있어요. 저도 굉장히 동의하기에 이 철학이 숨어있는 마그리트의 작품들을 애정해요.

작가는 신경숙과 박민규. 신경숙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처음으로 소설을 써야겠다는 꿈을 가졌어요. 그녀가 살아온 시대의 기억들이 글에 녹아들어 소설 자체가 역사의 기록이 된 것이 인상 깊었어요. 저 또한 제가 살아온 90년대부터의 삶을 남기고 싶고, 제가 알고 있는 부모님과 조부모님의 삶을 남김으로써 한국 역사 기록에 보탬이 되고 싶어요.

박민규 작가는 고등학교 때부터 팬이에요. 그의 소설에 담긴 기발한 문체와 재치 넘치는 전개,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박민규 작가가 책 속에서 보여주는 유머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과학을 공부하셨는데 문학적 감수성과 철학에 대한 깊이 역시 남다른 것 같아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늘 관심 갖고, 한계를 두지 않아서 그런가봐요. 

어릴 때부터 책과 실험을 정말 좋아했어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와 과학이었는데, 둘 중 조금 더 좋아하는 과학을 선택한 거죠. 그중에서도 제일 좋아하는 분야가 생명과학, 또 그 안에서 좋아하는 뇌과학을 선택해 여기까지 오게 됐네요. 

아마 제가 문학을 더 좋아해 진로를 문과 쪽으로 찾았다면, 글쓰기 대신 과학 관련 취미를 갖고 있지 않을까요?

불안이나 우울을 다루는 조이님만의 방법이 궁금해요.

일기를 쓰고 불경을 읽어요. 일기를 쓰다보면 내가 왜 불안하고 우울한지 나의 감정과 생각을 더 명확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불안과 우울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되죠. 

불경은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고 긍정적인 감정을 갖는 방법을 알려줘요. 불경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밝은 생각이 차올라요.

저의 경우는 그때그때 제 마음을 어지럽히는 생각을 ‘불경’이라는 단어와 함께 인터넷 검색창에 넣어요. 그렇게 찾아서 나오는 구절을 읽어요. 요즘은 밀리의 서재에서 『쉽게 읽는 불경』이라는 책을 읽고 있어요. 이제 거의 끝나가는데, 읽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잠이 잘 오더라고요.

추구하는 삶의 모습 혹은 꿈이 있나요?

나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후회 없이 살아가는 것. 그 행복으로 얻은 에너지를 다른 생명들이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선하게 쓰는 것.

지금으로서는 아이를 낳아 행복하게 잘 키우고 싶어요. 가능하면 마당이 있는 집을 사서 남편과 함께 우리가 원하는 모습으로 고치고 가꿔가며 살고 싶고요. 

저희 부부가 틈날 때마다 이야기하는 꿈이 있어요. 독일에 작은 카페를 차려 한국 문화를 알리는 거예요. 우리의 취향으로 꾸민 공간에서 한국 음악을 틀고, 한국 책들과 물건을 갖다 놓는 거죠. 독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예술가들과 협업도 하면서, 이따금 한국어 글쓰기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곳.

그래서 한국인에게는 마음의 위안이 되고, 한국을 몰랐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저희 꿈이 이루어진다면 한번 놀러와 주세요.

꿈꾸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든 없든 간에, 그것을 위해 보낸 시간은 값지게 남을 거예요.